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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열전(枯死木烈傳) -1991년.제주 4.3 민중항쟁 43주기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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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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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열전(枯死木烈傳)

-1991년.제주 4.3 민중항쟁 43주기를 기리며
 
(1)
한라산동굴 입구에서
피바람에 앓던나무
뿌리마저 갈곳없어
고사목이 되었구나

위를덮은 녹슨하늘
땅속에는 동굴천정
여린순 네뿌리가
그리질긴 무기였나

저만큼 자랄때사
죽음조차 모르랴만
보는이 가슴속엔
그도저도 아닌것이

동굴은 동굴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따로함께 살아갈때
천년도 족하련만

(2)
소란스레 북적대던
이념저념 피바람도
안팎으로 모진생명
나무뿌리 수맥찾아

그다지도 절규였네
안팎으로 모진생명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어라도 먹어야지

나무뿌리 풀뿌리도
동굴속엔 만찬일세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념저념 필요없네

(3)
찌그러진 양푼이사
불이그리 그립지만
부러진 저숟갈은
누굴위해 기다리나

하그리 오랜세월
동굴속에 있었건만
누구의 영혼인지
맑은물이 고였구나

불에탄 가마솥에
맑은물이 고였구나
에헤라 배낭벗고
밥이나 지을까만

너무시린 아픔으로
뱃속마저 찢기우네
싸움싫어 감은눈에
맑은물이 고였구나

(4)
저물은 영혼인데
영혼으로 밥을짓고
검은뱃속 채운후에
누굴찾아 뵈올꺼나

한맺힌그 세월이
어제련가 그제련가
이제하늘 맑아지고
이제하늘 맑아지고

땅을덮은 유채꽃에
범나비가 오는구나
탱자나무 그늘에는
사람들도 모여있고

고사목에 박힌구리
엿판으로 나 갔것다
우리이제 손을잡고
어화넘차 고개넘자

(5)
어느 봄날 고사 목에
다시 붙은 파란 이끼
겨울 지나 더퍼 렇네
평화 사랑 푸르 렀네

네가 정녕 이끼 련가
네가 정녕 이끼 련가
잊을 수야 없겠 건만
고사 목에 봄이 왔네

푸른 이끼 피고 지고
푸른 이끼 피고 지고
동녘 하늘 푸르 렀네
생명 바람 불었 고나

(6)
바람바람 피바람아
북녘으로 가거들랑
남녘소식 파란이끼
고사목에 붙은생명

전해다오 전해다오
구천지하 피리소리
들려오는 소리있어
피바람은 싫다마는

비바람은 생명일세
눈물닦고 맞이하세
기쁨으로 탐라민국
에덴동산 세계평화

(7)
본시우리제주도야
바람없이살수있나
허나이제불지마라
남녘에서북녘에서
동녘에서서녘에서
내것아닌푼수들이
남의속을썩히누나
이내간장녹이누나

(8)
이제이는 애기바람
피바람은 삭히우고
통일향해 부는바람
한을씹은 또한걸음

한을씹은 자양분이
평화위해 거름되네
민중위해 사랑심고
자유위해 비바람아

무덤속의 피를씻고
망부석을 쓰다듬고
흘러흘러 또흘러서
피리소리 잠재워라

(9)
돌에 핀 물방울이
햇살에 그을려서
반짝이던젊은날의
꿈이 살게 하소서

너랑나랑함께함께
모두함께한을풀자
동굴속에빛이샌다
고사목에이끼폈다

글/강금중(필명:금나래)
1993년 한라일보신춘문예 소설 당선.시집"찔레꽃은 울어예(1992년)" "꽃잎 바람에 날려오다(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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