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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작은 여름의 흔적을 지우는 것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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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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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인가 보다. 달력을 보니 절기가 추분과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어느 시인은 ‘가을은 아련한 감상에 젖게 하는 상심의 계절’이라고 했고, 어느 사람은 ‘가을은 색 바랜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기다림을 노래하는 사유의 계절’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산책을 하기 위해 냇가를 걷다가 자연석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변화를 보았다. 해묵은 나무 둥지 위를 보니 매미들이 탈피한 허물들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길섶에는 한 길 넘게 큰 갈대밭 사이로 고추잠자리 몇 마리가 이리저리 곡예비행을 하고 있었다. 여름내 소란을 피우던 매미들이 자취를 감춘 자리에 가을 전령인 고추잠자리가 날고 있는 것을 보면 계절의 추이는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인가 보다.

다르게 생각하면 가을의 시작은 여름의 흔적을 지우는 일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보면 무질서한 것 같이 보이지만 우주가 만들어낸 대자연의 섭리는 너무나 질서 정연하다. 부산하게 도심을 오가면서 계절의 변화에 무심했던 우리에게 잠시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 너무 많은 자연의 변화를 체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 속에 소리 없이 자연이 변화하는 것처럼 인간들이 부대끼며 사는 세상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잠시 인연의 옷깃이 스친 사람들이건 오랜 만남이건 반드시 변화가 온다. 한때 즐겁게 교분을 가졌던 나이 먹은 선배들이 어느 날 세상을 등졌다는 우울한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휴대폰에 입력된 그들의 전화번호를 지울 때가 그렇다.

아직은 울창한 숲 속에서 프르름을 자랑하던 나뭇잎들도 조만간 빨간 단풍과 함께 그들의 한해를 마감할 것이다. 그토록 땀 흘리며 어렵게 보낸 여름날의 기억, 폭풍우와 장대비의 기억들도 멀어지면서 어느덧 한줄기 햇살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끼는 계절이 되었다.

사람들은 가을은 독서의 계절, 추수의 계절, 여행하기 좋은 계절 이라고 하지만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다. 불황의 여파로 밤잠을 못 이루는 어려움에 허덕이는 자영업자, 적당한 직업과 안정된 생활이 없어 혼 밥, 혼 술로 외로운 마음을 달래는 이웃 등 결코 가을이 유쾌하지 않은 이웃들도 있다.

어찌됐던 결국 그렇게 여름은 강물처럼 흘러갔다. 그리고 아름답고 쾌적한 가을이 여름의 뒤끝 그림자위에 살포시 내려앉고 있다. 여기 저기서 여름내 뿌린 땀의 씨앗인 결과를 추수하기에 한창이다. 계절은 인생과 너무나 닮아있다.

고단한 몸을 쉬기 위해 모처럼 잔디밭에 누워보니 온 하늘이 내것같다. 청아한 하늘과 뭉게구름, 무심히 하늘을 나는 이름 모를 세 때 들의 군무, 어느 것이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세상일들은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태풍의 공포로 시달리는 일본과 미국, 메르스의 공포,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남북간의 만남 등 시국이 어수선하다. 그렇지만 잠시 지금은 모든 것을 잊자.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림의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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